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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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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침묵으로

     누가 사랑을 누가 사랑을 섣불리 말하는가 함부로 들먹이고 내세우는가 아니다.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감추어지고 깊이 묻힌다.  깊은 사랑은 깊은 강물처럼 소리를 내지 않는다.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n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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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올 날들의

     이제 난 고향을 이제 난 고향을 바라보며 기다리나니, 새로 올 날들의 다양함에 대비하면서, 생활의 잔혹함에 호기심을 가지고서.  부딪히고 깨지는 밤에도 이처럼 흔들림 없이 바라보는 것이내 여행의 목표였다. 하나 난 그걸 배우지 못했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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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 않는 사람

     오지 않는 사람 모든 만남이 이별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당신과 헤어진 뒤에야 알았습니다. 시간이 간 뒤에야 알았습니다.뒤집을 수 없는 결과도 뒤집힐 수 있다는시시한 사실 하나를 나는세월 흐른 뒤에야 알았습니다. 죄 없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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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피우는 나무

     꽃 피우는 나무 당신 등 뒤로 썰렁한잡목숲도 이런 때는 참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지금 내 앞에 당신 마주 있고당신과 나 사이 가득좋은 음악이 일렁입니다 당신 앞에서는나도 온몸이 근지러워꽃 피우는 나무 당신, 내게는 참 좋으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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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떤 장면보다

     마지막 장면 아는지요, 그대영화의 마지막 장면이그 어떤 장면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듯,우리의 이별에 장면도사랑하며 지내왔던 그 어떤 기억들보다더 내 가슴에 남아 있다는 것을. 아는지요, 그대차마 그 장면을 지울 수 없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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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들어 다시는

     그리움은 해마다 봄이라 합니다.사람들의 가벼워진 옷차림으로파릇해진 강아지 풀섶으로봄이 왔다 합니다. 그저 조용히 눈을 감아 봅니다.다소곳이 고개 숙여 낮아지지 못했던 미련에,빈 들녘처럼 허한 그리움에, 시들어 다시는 피울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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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함께 가고

     추억에 못을 박는다 네가 가고 없을 때 나는 나를 버렸다. 너와 함께 가고 있을 나를 버렸다.   잘 가라, 내 사랑 네가 나를 버린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린 게지.  잘 가라, 내 사랑 나는 너를 보내고 햄버거를 먹었다. 아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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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추를 채우면서

     단추를 채우면서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옷 한 벌 입기도 힘든다는 걸 그래, 그래 산다는 건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단추, 첫연애 첫결혼 첫실패누구에겐가 잘못하고절하는 밤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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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눈이 멀게 되는

     눈이 멀었다 그로 인해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줄까맣게 몰랐다. 나는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리고는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사랑도 그렇게 왔다.그대가 처음 내 눈에 들어온 순간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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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 하나 할 것 없이

     마음 설레는 달밤입니다 도반의 웃는 얼굴소쩍이의 울음소리투명한 공기의 향기로움무엇 하나 할 것 없이 내 안에 들어오네요 꽃잎이 지네요.밤안개가 밀려오네요.흩날리는 꽃가루에사박 걸음으로 다가오는 님의 향내음 바람이 부네요. 풍경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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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기쁨의

     바람 시초 이 바람 앞에서는언제나 봄봄 하늘의 자유로운 새. 때때로급하고 강한 사도행전의 바람이교향곡의 휘날레처럼 몰려오면서잔잔한 기쁨의 물결을 출렁이게 하고우수의 성을 무너뜨린다. 이 바람 앞에서무엇을 잡을 수 있을까.다 바람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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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새가 나기도 한다.

     오래 된 그녀 그녀가 누워있다. 아주 오래 된 몸으로 낡은 꽃처럼. 그녀의 몸에서 참나무 새순들이 물이 오를 때도 있다. 그녀 안으로 세월이 들고 난다 세월 안으로 그녀가 들고 난다 아.무.도.찾.아.오.지.않.는다.  집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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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사람의 사랑

     작은 사람의 사랑 당신의 옷깃조차 적시지 못하는 가랑비 같은 마음일지라도 그러니 당신의 그 큰사랑을 어째 내가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나는 작은 그릇에 담긴 보잘것 없는 마음을 당신께 드리는 것으로 행복해 하렵니다.  나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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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 뜨면

     꽃이 졌다는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오래도록 앉아서꽃 진 자리마다애기들 눈동자를 읽듯읽어내고 있네.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그 바람에뺨을 기대보기도 한다고 꽃 진 자리에 나는 한 꽃 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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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죽은 여러 해 뒤

     한가지 소원  내가 죽은 여러 해 뒤에는꾹 쥔 십원을 슬쩍 주고는서울길 밤버스를 내 영혼은 타고 있지 않을까? 똥걸레 같은 지성은 썩어 버려도이런 시를 쓰게 하는 내 영혼은어떻게 좀 안 될지 모르겠다. 억지밖에 없는 엽전 세상에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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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에 대하여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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