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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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05 댓글 0건 조회 49회 작성일 25-05-22 20:14전시기간 | 2025-05-24 ~ 2025-06-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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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명 | 개나리미술관 |
전시장주소 | 24399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1123-6 |
모든기쁨
Every Single Pleasure
2025. 5. 24 - 6. 8 (월 휴관)
개나리미술관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1123-6
작가와의 대화 : 6월 1일(일) 오후 2시
문의 : 070-8095-3899
‘위대한 남성 작가의 신화’ 속에서 여성 미술가는 오랫동안 미술사에 거론되지 못했던 존재였다. 린다 노클린은 1971년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에서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녀는 ‘위대함’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배타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제도와 기준 위에 세워졌는지를 비판하며, “문제는 우리의 별자리나 호르몬, 생리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제도와 교육에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성 예술가들은 여전히 사회적 역할과 책임 앞에서 창작의 시간과 장소를 협상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모든 기쁨 Every Single Pleasure》는 도예를 전공하고 작가로 활동하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다섯 명의 ‘엄마 작가’-유은혜, 진혜주, 박선영, 나정희, 박수진-가 모여 기획한 전시이다. ‘예술가’라는 직업이 내포하는 경제적인 불안정성, 그리고 모성으로 인해, 많은 여성 작가들은 임신과 육아의 시기를 지나며 작업의 단절을 겪는다. 특히 ‘엄마’라는 정체성은 예술가의 고유한 시간과 자리를 가장 먼저 잠식하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60대에 작가로 인정받기 시작해 90대에 세계적인 작가가 된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처럼, 삶의 복잡다단한 세월 속에서 한 사람으로서의 작가는 완성되어 간다.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아이를 낳고, 굴곡 있는 삶의 여정들을 지나며 겪은 기쁨과 고통의 기록은 그들의 작업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유은혜는 ‘엄마’라는 정체성과 ‘작가’로서의 자아의 관계를 작업의 주제로 삼고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작가이다. 흙을 다루는 작가의 속성과 가족을 돌보는 엄마의 일상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그 과정이 지닌 내밀한 노동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진혜주는 ‘사랑이 산도 옮긴다’라고 했던 엄마의 말을 기억한다. 결혼과 출산 이후, 고정되어 있던 세계가 조금씩 흔들리며 변화하는 것을 감지한 작가는, 딸과의 감정을 부드러운 곡선의 산으로 시각화한다.
박선영의 작업은 현실을 벗어나 도피를 꿈꾸는 자아를 반영한다. 훌쩍 떠나곤 했던 젊은 시절을 지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잠시 ‘나만의 유토피아’로 몸을 숨긴다.
나정희 역시 유년기부터 이어진 몽상가적 기질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그에게 상상은 현실의 삶에 대한 치유이자 창작의 원천과도 같다. ‘나만의 오아시스’ 시리즈를 통해 작가가 느끼는 평화와 위안의 순간을 포착하고자 하였다.
박수진은 매일 아침 공원을 산책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생명의 기운을 감지한다. 하늘의 색, 바람의 떨림, 빛의 조각들을 마음에 담으며, 삶의 순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는다. 《모든 기쁨 Every Single Pleasure》는 재활용 쓰레기로 가득했던 바구니를 비우고, 작은 기쁨들을 가득 채워 돌아오는 작가의 산책길을 상징하고 있다.
비록 이들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 물리적으로 함께할 수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창작의 동력을 얻는다. 서로가 서로에 기대어 엄마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이상’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위대함’의 서사가 아니라, 삶으로부터 차오르는 사소하지만 단단한 기쁨들에 대한 기록이다. 붙잡아 두고 싶은 순간들, 고통과 행복이 교차되는 시간들, 잠시 멈춰 있던 그 자리, 그리고 다시 흙을 만지며 느끼는 설레임까지. 모든 기쁨은 여기서 시작된다. (정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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