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을 입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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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6,131회 작성일 09-02-12 12:11전시기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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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명 |
표정을 입은 미술관
2009_0121 ▶ 2009_0310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 일시 없습니다.
참여작가김소연_김우임_노석미_송은영_유진영_이기섭
이부록&안지미_이정민_임병국_임태규_장양희_조란향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명절 휴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WOLJEON MUSEUM OF ART ICHEON
경기도 이천시 엑스포길 48번지(설봉공원 내) 1층 1, 2 전시실
Tel. +82.31.637.0032~3
www.iwoljeon.org
표정을 입은 미술관展_이천시립월전미술관_2009
이번 전시는 희로애락의 풍부하고 다양한 감정을 드러낸 얼굴, 몸짓의 표정뿐 아니라, 그 경계를 넘어 시대와 사회적 영향하에 정서적 상태와 그 다양한 심리 표출 양상 등을 두루 아우르며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재치있는 느낌과 물음을 던져주는 현대미술 작품으로 접해보고자 한다. 13명의 젊고 진취적인 그리고 진지한 예술가의 손길을 통해서 인간의 충만한 감정이 어떻게 표출되고 은유적으로 시각화되는지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표정을 잃고 사는 현대인의 감성을 충전시키고 현실 앞에 무기력해지고 무표정이 표정이 된 시대에 우리가 진정 원하는 마음의 모습을 생각해 보는 자리이고자 한다. 미술관 전면 외관에 플라스틱 컬러프린트로 완성된 이기섭의 작품 「희망(HOPE)」은 따뜻하고 밝은 표정의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변신해 관람객을 먼저 맞이한다. 김우임·임병국·송은영의 작업이 신체에서 그 몸짓에 이르기까지 몸을 통해 드러나는 표정을 보여준다면 좀 더 내면으로 들어서 정신병리적 심리작용과의 연관에서 접근된 김소연·이정민의 작업을 볼 수 있다. 노석미·임태규는 일상이란 이름의 표정이 창조적으로 조합되고 변형된 형태로 나타나며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또 이 시대 현대인의 사회정서를 담은 비판적 풍경은 조란향·장양희·유진영·이부록+안지미의 작품을 통해 볼 수 있다. 덧붙여 『표정을 입은 미술관』展은 생기와 색이 묻혀버린 겨울에 다채로운 색과 감성의 옷을 입고 있는 미술관의 모습을 상상하며 출발했다. 방학을 맞아 외부 활동도 겨울잠을 자는 듯 활동력이 떨어지는 시기지만 봄을 맞을 준비가 될 활기찬 움직임을 아이들의 감성교육의 장에서 맞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우리 각자의 개성이며 나 자신을 드러내는 색이 될 수 있는 ‘표정’이야말로 자연이 색깔을 잃고 잠들어 있는 계절을 잠시 빌려 관찰하는 기회이면서, 우리를 우리이게끔 드러내주는 감성의 색인 표정을 통해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경험하는 유쾌한 미술관 체험의 자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기섭_희망 HOPE_플라스틱 디지털프린트_558×1500cm_2009
이기섭은 웃음과 동심을 전달하는 키워드 스마일로그(smilogue)의 변주를 통해 이번 전시에서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마일로그 모듈의 4가지 색으로 4등분된 원과 사각형은 그리드 안에서 다양한 형태 변화를 통해 문자이면서 이미지로 소통한다. 밝고 환한 색상으로 즉각적으로 다가오는 그의 작업은 알파벳 각각이 다양하고 친근한 미소를 띤 이미지이자 그 결합되어 확장된 의미는 단순하게 그러나 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미술관 전면 외관에 플라스틱 컬러프린트로 제작된 작품 「희망(HOPE)」으로 땅 위에 길이 나듯 그 길을 밟고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더 크고 넓은 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희망의 표정이란 옷을 건물이 직접 입고 더 많은 사람의 시선이 머무르며 그 희망찬 마음으로 한 해와 우리의 앞길을 열어가자는 긍정의 마음가짐을 선물하고 있다.
조란향_Mono Drama & Machine Drawing_천에 재봉틀 드로잉_45×45cm_2007
고도화된 현대시대의 최상의 가치가 된 물질, 그리고 물질의 이상(理想)을 쫓고 사는 현대인. 씁쓸하지만 낯설지 않은 동시대의 풍경은 시대의 풍경을 만드는 각 인간 개체에게서 드러난다. 조란향은 물질이란 가치가 동일의 목표가 된 양 그 길을 쫓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패턴화 된 생활에서 오는 표정들에 주목한다. 봉급생활자를 표현한 「샐러리맨」은 물질과 진정한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고 상실된 삶의 대표적 아이콘이 되어 시대의 표정을 대변한다. 머신 드로잉에 의한 모노드라마 시리즈는 다양한 얼굴 표정을 단면적이면서 상징적으로 드로잉해 거대 사회 속 작은 개체로서의 인간 개개인의 희로애락이 담긴 사연을 쏟아낸다. 그의 작업의도와 표현 사이의 조화는 기법면에서 천 위에 재봉틀을 이용해 실로 드로잉한다는 것이 특색이다. 기계적 바느질을 통해 작가의 감정과 호흡이 박자를 맞추듯 조절되며 붓질 가듯, 연필로 그리 듯한 머신 드로잉은 물질화 시대의 동시대인의 초상을 박음질하고 있다.
◁노석미_Monday Fa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37.9cm_2008
▷노석미_멀리있는 산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4.2×33.4cm_2008
▽노석미_눈과 남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53cm_2008
하나의 완성작 옆에 비스듬히 서로 다른 작품들을 놓고 보면 새로운 ‘이야기’가 될 것 같고 그렇게 말을 걸고 싶어지는 그림들이 있다. 노석미의 작업은 그림 하나하나가 유쾌하게 발견된 일상의 조각이고 이 조각을 맞추어가다 보면 하나의... 인생을, 그리고 하나의... 자연을 그려가는 수필(隨筆)이 된다. 조각난 사연들이 담긴 일상의 풍경이 퍼즐 맞추기처럼 완성되었을 때-물론, 미완이어도 좋다!-는 작가의 손을 떠난 나만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자연스럽지 않은 구성과 낯설지만 생동감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색채가 만들어내는 부조화 속 하모니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재잘대는 감칠맛 나는 네버엔딩 스토리를 말한다. 송은영의 스테인레스 거울 위에 페인팅과 드로잉 작업인 「장님의 기억」시리즈는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자화상’과 작품 안의 ‘시선’에 대한 일관된 관심주제가 발전되어 전개된 것이다. 눈에 보이는 상(像)을 따라잡으며 작가 자신과 주변의 실루엣을 아주 빠른 그리기로 거울에 남기는 행위는 과거가 되는 현재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욕망(欲望)과 미망(未忘)을 보여준다. 계속 지나간 시간 속으로 묻혀져 버리는 현재의 ‘보고 있는’ 행위와 ‘기억하려는’ 행위는 눈뜨고 있으나 눈먼 장님이 기억하려 애쓰는 노력처럼 부단한 과정의 진행형이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과 거울에 투영된 공간을 흡수한 채 공존하며 제 3자인 관찰자의 모습과 그것을 따라잡는 관찰자의 보이지 않는 시선까지 중첩을 더하며 작품과 관찰자가 함께 부유하는 시공간의 체험으로 빠져들게 된다. 작품에 드로잉된 작가의 뒷모습과 관람객의 작품 속으로 투영된 시선이 다시 반사되어 읽혀지는 작품은 생경한 긴장감으로 다가온다. ● 커튼 뒤에 숨어 있는 광대 아이는 손가락을 빨던 버릇이 퇴행으로 나타난 채 차가운 백색으로 무장된 자신과 무대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어색하기만 하다. 여기서 유쾌한 익살을 주는 화려한 광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김소연은 아이다운 순진하고 천진한 표정을 잃어버린 채 정서적, 심리적 장애를 겪고 있는 아동-특히, 애착장애아동-에게 주목한다. 미술로써 그 아이들의 장애와 결핍을 표현해 관람객의 공감과 마음의 치유라는 어떤 이해와 관심을 얘기한다. 꽃잎으로 얼굴을 감싼 채 턱을 괴고 물 조리개를 바라보는 아이가 주인공인 「I grow up with your praise」는 꽃이 충분한 영양과 수분으로 아름답게 크듯 아이는 ‘칭찬’이라는 긍정적 동기 부여를 통해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리학에서 매슬로(A. Maslow)는 ‘성장동기’를 제시하며 건강한 자아실현과 그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성과 잠재력을 고양시키는 근본으로 보았듯이 아이에게 칭찬은 성장동기의 요소가 되는 셈이다. 김소연의 작품에 등장하는 결핍된 아동은 주변의 관심, 애정, 칭찬 등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 각별히 필요하며 그것으로 치유와 심리적 장애의 극복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임병국_귀를 막고 있는 남자의 풍경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06
▷임병국_한 남자의 초상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08
장막에 둘려진 듯 차고 무겁게 내려앉은 공간에는 한 인체가 늘어지고 일그러져 있다. 암울한 색과 면뿐인 평면이 한 인간의 어떤 의미있는 몸부림일 것 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공간속의 존재로 녹아내린다. 임병국의 작품은 인간 감정과 심리의 격정적인 어떤 한 순간을 결정적 몸짓으로 포착하고 있다. 괴롭고 파괴적으로까지 느껴지는 그 몸의 적막한 떨림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한 인간의 치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작업의 공통점은 심리상태가 즉각적이고 가장 빠르게 반영되는 얼굴은 모두 가리워지거나 읽을 수 없는 극히 작은 부분으로만 나타나며 단지 몸만으로 심리의 내면 표정을 표출한다는 것이다. 배경이 무시된 채, 얼굴 표정을 감춘 채로 풍경이 된 몸과 표정이 된 몸짓이 녹은 인간 풍경이 시리도록 진지하다. ● 가득 찬 접시의 음식을 두 손에 꼭 쥔 텅 빈 얼굴이 그려진 두 개의 화면. 꽉 쥔 두 손으로부터 강한 집착이 느껴지지만, 얼굴은 아무것도 담아내지 않은 채 공허하다. 이정민의 「Identical Twins」는 만복감(滿腹感)을 느끼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식욕을 느끼는 정신병리적 이상식욕(異常食慾)을 다루고 있다.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는 결핍을 넘어 부재(不在)에 대한 근본적인 배고픔(허기)이며, 이것을 작가는 일차욕구로써의 식욕 이상의 ‘초월(超越)에 대한 의지’로 확장 해석한다. 완전히 비어져 있는 얼굴은 절대적 부재에 대한 상징이며, 부재(Presence of Absence)를 인정함으로써 그것을 넘어서는 것은 심리학에서 보자면 일차적 욕구를 높은 차원의 에너지로 전환해 승화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인간이면 누구나 지니고 있을 이 극복의지를 부정적 현상을 인식하고 인정함으로써 그 욕구의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함으로써 삶을 더 유연하고 풍요롭게 하는 의미를 부여한다.
유진영_위장가족 A family in disguise_혼합재료_높이 110cm_2008
「위장가족」은 신체의 얼굴만을 드러낸 채 몸이 투명한 가족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얼굴뿐이고 그들이 감추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유진영은 심드렁하게 보이기도 하고 의미심장한 뭔가를 감추는 것 같기도 한 표정을 입은 주인공들을 통해 동시대인의 삶 속 심리의 한 패턴을 섬세하게 끄집어 낸다. 어쩔 수 없이 맺고 맺히는 관계의 연속인 삶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피곤하다. 지나치지 않은 개인주의가 미덕일 수 있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표정 관리가 감정의 소모를 줄이고 자신을 외부로부터 지켜내는 것일 상황도 발생한다.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의 표정을 강요 받는 시대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처세일까. 「위장가족」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 적당한 평범을 강요 받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러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심리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비슷비슷하고 알 수 없는 읽기 힘든 애매한 표정은 정말 내가 나이기 위한 가장 편안한 표정일지 모르나 우리는 아니 나를 보고 있는 상대는 답답할 뿐이다.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소통이 되기 위해서 그것은 아주 불편하고 전달력이 떨어지는 방법이며 이 사회는 그런 방식을 거절하고 당사자는 소외된다. 여기서 작가는 표정관리를 대신 해 줄 도구를 등장시켜 이 불편한 상황심리를 그려내는데 그것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참으로 애매하고 씁쓸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정곡을 찌르고 있다. 웃고 싶지 않은 상황에 대신 웃어주는 손인형, 웃는 얼굴의 헤어핀, 웃는 가면을 숨긴 가방 등 웃음의 도구를 가지고 위장하고 있는 모습은 이 시대 우리의 표정이다.
임태규_Fly away home #20_한지에 먹, 채색_138×173cm_2008
임태규의 작업은 중복되어 나타나는 주요 인물들과 함께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종횡으로 공간을 침범하며 조금은 점잖지 않은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낸다. 그 안에는 지루한 일상을 탈피해 이상과 상상의 공간으로 떠난 세상 밖의 주인공들이 발칙하게 모험하고 있다. 작가의 관심주제인 주변인(marginal man)_무법자(desperado)들은 제도권에서 부정 받는 부랑자들이 아닌 삶과 세상의 권태 앞에 유쾌한 반란을 꿈꾸는 현대인들을 가리킨다. 사회와 제도, 타인과 세상과의 관계 속에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함에 주저하는 이들에게 이런 유쾌한 반란은 보는 이에게 대리만족감을 준다. ● 조란향이 머신 드로잉을 통해 동시대인을 표현했다면, 장양희는 확장된 판화기법으로 익명화된 우리 시대의 얼굴에 주목한다. 거대집단의 일부로써의 강요와 그에 따르는 획일화된 행동양식 등은 익명(匿名)화라는 말로 개인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거나 부정형(不定型)화한다. 작가는 개개인의 다름과 차이를 구별해주는 기표인 얼굴에서 눈을 가림으로써 특정한 표정을 가진 구체적 인간이 아니라 개별성이 무시된 ‘익명의 인간’을 상징하고자 한다. 얼굴에서 눈이 가려지고 그 아래 부분만이 드러난다는 것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상대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며 의심케 한다. 눈이 제거된 채 정체성을 잃은 이 익명의 얼굴들은 어쩌면 무표정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획일화된 표정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판화의 기법이 응용된 설치작업은 투명 비닐에 한 도씩 나누어 찍힌 판이 빛을 투사한 라이트박스 형태로 드러나 판화작업을 분리시키면서 과정에 집중하며 장르의 확장을 실험하고 있다.
표정을 입은 미술관展_이천시립월전미술관_2009
컴퓨터 온라인 강의에 피곤해진 눈을 부릅뜬 채 눈꺼풀 위아래에 걸쳐놓은 성냥개비가 있는 엉뚱한 얼굴, 촉촉한 마스크시트가 주름지지 않게 얼굴 근육을 최대한 안정화시키고 있는 웃지 못할 얼굴. 김우임의 작업은 화면에 다양하게 클로즈업된 얼굴만을 노출시킴으로써 상황이 담아내는 표정에 집중하고 있다. 밋밋하고 오점 없는 평면화판에 단색의 강렬한 배경색으로 인해 정면의 얼굴 표정과 은근히 등장한 손의 움직임은 마치 연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보는 이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조작되고 편집된 장면 같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 일상 속의 너무 익숙한 표정을 화폭 안으로 포착해 따오고 있다. 이런 엉뚱하고도 조작된 듯 낯설게 보기를 통해 현실 속의 긴장된 감정은 유머와 위트로 해체되고 해소되는 듯하다.
이부록+안지미_Uniform_철, 고무자석_68×26cm_2008
우리는 시시각각 각양각색의 심리상태의 표정만큼이나 다양한 의복을 입으며 일상을 살고 있다. 개성의 발현인 복장이 때론 개인과 그가 속한 소속을 하나의 일관된 형식으로 규정하게 된다. 이 규정화된 제복(유니폼)을 걸친다는 것은 조직과 커뮤니티의 상징화된 양식으로 내가 아닌 그곳이 원하는 바를 응당 대표하고 책임지게 된다. 이부록+안지미의 견고한 군상들은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상상하고 열광하던 히어로이다. 인간을 초월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이 만화영화 속 영웅들은 지구 즉 인간을 구원하고 난세를 지키는 막중한 책무를 띠고 존재한다. 작품에서 이 영웅들의 얼굴이 비어있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그 유명한 슈퍼맨, 아톰, 배트맨, 스파이더맨이라는 것을 그들의 복장코드를 통해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여기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되어 있다. 다른 인격의 상대방을 인식하고 규정할 때 주요점 중의 하나는 그 얼굴로 대표되는 표정인데 반해 이 비어있는 영웅의 얼굴이라면 누구라도 자신 얼굴을 갖다 넣으면 슈퍼 히어로로 등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드니 강력한 제복이 주는 가벼운 듯 진지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 조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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