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버그-엄마의 방 / 2010 여성작가날개달기프로젝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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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6,839회 작성일 10-12-28 15:44
전시기간 ~
전시장소명

레이디버그-엄마의 방

 

2010 여성작가날개달기프로젝트展

 

2010_1215 ▶ 2010_1231 / 공휴일 휴관

김세희_오늘도 옷을 짓는다, 삶을 짓는다._종이에 아크릴채색_48×58.5cm_2010_부분
초대일시_2010_1215_수요일_07:00pm
축하연주_빵과조르바
참여작가_방현일_박은미_김세희
주최_서울시여성가족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봄_SPACE BOM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한숲길 22번지 서울 여성플라자 1층 Tel. +82.2.810.5000 www.seoulwomen.or.kr
 
서랍은 기억의 창고입니다. 서랍을 열면 빛 바랜 사진, 낡은 지갑이나 녹슨 브로우치, 모서리가 닳은 수첩 등등 차마 버리지 못한 시간의 흔적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린 날, 외출 중이신 엄마의 방에 들어가 입술이 번지도록 립스틱을 발라보기도 하고 발끝까지 치렁한 엄마의 원피스를 입어보기도 했던 소녀들이 자라 엄마의 서랍을 추억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는 세 작가들로 구성된 '레이디버그'는 순수미술의 배경을 지녔지만 예술이란 이름의 소통불능 아우라를 벗어 던지고 자기 일치성이 강한 작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각자의 어머니들 모두 가정과 일터에서 평생을 근로해오신 '워킹 맘'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은 어머니의 삶과 그들의 사회적 공간에 진솔하게 다가갑니다.
김세희_오늘도 옷을 짓는다, 삶을 짓는다._종이에 아크릴채색_61.5×37cm_2010_부분
 
김세희_오늘도 옷을 짓는다, 삶을 짓는다._종이에 아크릴채색_64.5×33.5cm_2010_부분
옷을 짓는다, 삶을 짓는다, 김세희
 작가 김세희가 열어 보인 공간은 낮은 햇살 드는 봉제공장, 어머니가 평생을 매일 12시간 이상 일해오신 곳입니다. 단정한 재단대 주변에는 종이 견본들이 조르륵 걸려있고 미싱과 미싱 사이를 휘도는 색색의 재봉실들도 정겹습니다.경쾌한 미싱 소리 따라 재단가위, 쪽가위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하루도 변함없는 노동을 위무하는 희로애락의 방송 사연들이 공간을 채웁니다. 작가는 아버지의 병환 이후 언젠가부터 아버지의 자리에 우뚝 서계신 어머니를 발견합니다.외면하고 싶던 어머니의 봉제 일에 대한 긍정과 화해 그리고 그 일터의 신성함을 작품 속에서 복권해 내고자 합니다.
박은미_연지미용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73cm_2010
 
박은미_엄마와 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100cm_2010
엄마의 미용실, 박은미 
작가 박은미는 어릴 적 엄마와 자주 다니던 미용실을 기억합니다. 모처럼 일 손을 놓으신어머니의 촉감을 느낄 수 있었던 친밀의 공간,햇살 나른한 날, 은근하게 코 끝에 맴돌던 중화제 냄새와 한가한 수다 간간이 웃음 소리가퍼지던 그 곳에 작가는 향수를 느낍니다. 늘 엄마의 주문대로 머리모양을 해야 했지만 몰래 혼자 미용실에 찾아가 긴 머리를 짧게 잘랐던 초등학교 4학년 이후 미용실 풍경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어머니는 흰 머리가 하나 둘 늘기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작품 속, 어머니의 품에 안긴 소녀의 머리카락은 어머니의 긴 머리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소녀의 눈빛은 정면을 또렷하게 응시하므로서 곧 다가올 건강한 저항과 독립체로서의 분리를 예고하는 듯 보입니다.
방현일_김해자 손 칼국수_종이에 복합재료_69×147cm_2010
코바늘로 짜는 어머니의 뜰, 방현일
어머니의 서랍을 엿보던 호기심 천국 소녀는 이제 생명의 순환과 아름다움에 숙연해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자연의 풍요로운 생산성을 바라보며 그것이 어머니의 품이자 뜰이라는 것도 깨달아갑니다. 작가 방현일의 어머니는 평생 손 칼국수를 만드셨습니다. 늘 손을 쉬는 일 없는 어머니는 식당일 짬짬이 꼬바늘 뜨게를 하십니다. 눈의 결정 같은 코바늘 뜨게는 대칭과 순환의 신비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풀꽃과 얼룩말 등의 자연 모티브들이 가득한 뜰에 어머니의 코바늘 뜨게 패턴들을 아름답게 병치합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어머니의 일터인 손 칼국수집을 마치 작은 예배당처럼 세워 올립니다. 세 작가가 열어 보인 어머니의 서랍에서 어머니의 공간에 대한 향수와 경의 뿐 아니라 스스로의 노동으로 당당하게 삶을 꾸려나가는 워킹 모녀들의 든든한 연대와 지지를 함께 느낍니다. ■ 제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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