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 유령 The Ghost of a Fl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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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06 댓글 0건 조회 2,028회 작성일 24-01-08 17:49작가명 | 이병수 Byungsu 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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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4-01-13 ~ 2024-02-03 |
초대일시 | 24.1.13.(토) 17:00~19:00 |
휴관일 | 일요일, 공휴일 휴관 |
전시장소명 |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
전시장주소 | 08587 서울 금천구 범안로9길 23 H동 |
관련링크 | http://www.artmoment.org 946회 연결 |
관련링크 | https://www.instagram.com/artmoment.doksan/ 1038회 연결 |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2024년 1월 13일(토)부터 2024년 2월 3일(토)까지 이병수 개인전 《벼룩 유령》을 개최한다. 이병수의 작업은 장소성을 기반하여 감각과 사유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실재하거나 가상의 장소에서 발현되는 독특한 인상, 장소에 내재된 추상적 개념이나 역사적 이데올로기를 결합하여 작품의 다양한 도달 지점을 창출해 간다. 작가의 작업은 현실과 가상, 허구와 실재가 교차되는 경계 지점 위에 구축된다. 이번 개인전 《벼룩 유령》에서 작가는 스위스에 위치한 자유무역항 포트 프랑(Ports Francs)을 주목한다. 고가의 예술작품의 거래 및 보관이 이뤄지는 이곳은 실재하지만, 소수만이 접근 가능하기에 은폐되어 있으며, 실질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비가시적 장소이다. 신분의 익명성, 관세로부터의 자유 등 자본주의 논리가 지배하는 이곳에서 예술작품 또한 최고의 투자상품으로 자리한다. 부호층의 사적 소유물로 전락한 예술작품은 전시 가치의 상실을 시작으로 모든 문화적 역할과 기능을 제거당한다. 작가는 극단적 자본주의 시스템이 드리운 현대미술의 풍경을 조망하고 이곳에서 발견 가능한 가치들의 충돌을 제시한다.
전시 《벼룩 유령》은 차분하지만, 매혹적인 영상으로 시작된다. 영상 작업 〈자유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예술작품 운송 및 보관 전문 기업 나튀랄 르쿨트르(Natural le Coultre)의 정보를 기반으로 제작된 가상의 홍보 영상이다. 작가는 결코 ‘대중성’을 지향하지 않는 이들의 ‘대중적 홍보 영상’을 통해 현시대 부유층이 어떻게 예술작품을 자본화하고, 소유하며, 향유하고 있는지를 친절하게 폭로한다. 또 다른 영상 작업, 〈예술품을 수집하는 뉴비를 위한 안내서〉는 친절한 눈높이 설명으로 미술품 소유와 투자의 가치를 역설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두 캐릭터의 대화에서 포트 프랑은 제약 없는 소유, 자유로운 거래, 이윤 창출 등의 자본주의 논리로 찬양 받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익명성, 조세 피난처, 폐쇄성과 같은 극단적 자본주의의 부정적 측면이 함께 노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작품 〈매트릭스〉를 통해 포트 프랑을 구현한다. 자본화된 예술작품이 상실하는 고유한 의미들은 이곳에서 가시화되어 드러난다.
이병수는 포트 프랑의 형성을 위한 유무형의 기반을 투명하게 제시한다. 예술작품 투자를 돕는 서비스, 소유와 투자의 가치를 주장하는 자본주의 논리, 그리고 자본이 된 작품을 내세우며 포트 프랑의 구조화를 이뤄간다. 이병수가 구현한 포트 프랑은 예술의 자본화를 긍정하는 외피를 입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화려한 주장 아래 가리어진 개별자의 가치 상실의 발견을 유도한다. 이러한 아이러니의 자발적 발견은 고전 작품 〈The Ghost of a Flea〉에서 명확해진다. 전시 《벼룩 유령》은 보이지 않는 것의 가시화 그리고 실재와 허구의 경계 위에서, 극단적 자본주의에 내재된 양면성을 중심으로 현대 미술 혹은 우리 사회에서 논의될 수 있는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간다.
김민경(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큐레이터/ 전시 서문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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